틈,사이,빛
Jan 5, 2026
김세중은 ‘색은 또 다른 공간의 해석’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회화적 구성 요소에 조각적 방법론을 접목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작업은 시각적 현상에서 출발해, 빛과 어둠이 만들어내는 공간의 깊이를 색채로 사유하는 데 초점을 둔다. 어둠이 생길수록 빛이 더욱 선명해지듯, 색은 화면 안에서 감각적인 공간감을 확장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작가는 이러한 공간감을 단색을 통해 오롯이 드러내는 데 주목한다. 순수한 색 자체가 지닌 밀도와 깊이는 재현적 요소를 배제한 채, 색이 곧 공간으로 인식되는 지점을 형성한다. 이는 ‘순수 색에서 비롯되는 새로운 공간감’을 탐색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특히 작가가 중요하게 다루는 ‘인터내셔널 클랭 블루(IKB)’는 색채의 상징이나 의미를 넘어, 시각적 본질에 접근하기 위한 매개로 사용된다. 프랑스에서 직접 선택한 푸른 안료는 빛이 스쳐간 자리에서 미묘한 농담과 깊이를 만들어내며, 화면에 고요하지만 강한 집중의 장을 형성한다.

김세중의 작업은 색을 감상하는 행위를 넘어, 색 속에 머무는 경험으로 관람자를 이끈다. 화면 위에 축적된 빛과 색의 층위는 깊은 응시를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공간의 감각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