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N EDITION

ESSAY #1

그림의 시인 노은님



세계적인 석학 대니얼 핑크는 미래를 지배하는 인재들의 6가지 특징을 제시했습니다. 디자인, 스토리, 공감, 놀이, 의미. 조화. 그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러한 재능들이 비즈니스와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설명했습니다. 그 중 다섯 가지는 제가 만나본 많은 성공한 사람들에게서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그들이 갖추기 힘든 덕목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놀이’입니다. 바로 노은님 작가의 그림과 삶이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독일의 눈 오는 거리에 나가서 빗자루를 들고 눈 위에 그림을 그리는 칠순 넘은 작가의 모습에서 우리는 어린 아이의 천진난만함을 봅니다.



“도대체 무얼 그리신 것인지요?” 라는 그의 작품에 관한 질문에, 노은님 작가는 “나도 모릅니다. 그냥 보고 온 동물을 머리에서 생각나는 대로 그립니다.”라고 대답합니다. 
노은님 작가의 그림은 사람들이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림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다양한 상상력을 품게 합니다. 작가는 동심에서 우러나오는 물고기, 새, 하늘, 꽃, 사람 등의 자연물을 매우 단순화된 점과 선으로, 그러나 아주 강렬한 원색의 색채들로 표현합니다. 주변의 자연들을 동양적 감성으로 해석하고 점점 단순화된 형태의 축약된 점과 선으로써 표현합니다. 화려하면서도 소박한 자연으로 표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의 작품으로부터 밝고도 힘찬 생명의 에너지와 천진하고 따뜻한 느낌이 전달됩니다. 노은님 작가의 작품은 동화 같지만, 그의 삶은 한편의 영화 같습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1970년 23세의 나이로 파독간호사로 자원합니다. 당시 독일에 간 한국 간호사들의 일은 매우 힘들었습니다.



“나는 정말 이상한 동물이다. 항상 그리움에 꽉 차 있다. 내 온몸은 그리움으로 꽉 차 있다. 참으로 나는 오랜 세월을 혼자 외롭게 살았다.”라는 그의 글에서 잘 알 수 있듯이, 노은님 작가는 독일에서 고향을 매우 그리워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고향에서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법을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지만, 그에게는 그림을 그릴 때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최고의 시간이었습니다. 우연히 그의 그림을 본 독일의 간호부장의 주선으로 그는 전시회를 열게 되었고, 그 때에 재능을 인정받아 함부르크 미술대학에 입학을 할 수 있었습니다. 6년간의 대학생활 중에도 병원에서 밤 근무를 계속하면서 그림을 그렸고, 졸업 후에도 숱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노은님 작가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의 길에 서게 되었습니다. 동양에서 온 보잘 것 없는 간호조무사 처녀는 그림을 통해서 수 많은 독일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 매우 유명한 화가로 인정받게 된 것입니다.



노은님 작가는 유럽 미술계에서 “동양의 명상과 독일의 표현주의가 만나는 다리”,  또는 “그림의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의 그림의 뿌리를 따라가 보면, 노은님 작가는 파울 클레와 칸딘스키의 제자인 티만 교수로부터 그림을 배웠음을 알 수 있습니다. 파울클레와 칸딘스키는 독일 표현주의 청기사파를 대표합니다. 특히 파울클레는 노은님 작가와 같이 동심과 환상의 세계를 표현한다는 점이 매우 비슷합니다. 노은님 작가의 작품과 삶을 보면서, 그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독일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파울 클레의 그림 전시회에서 파울 클레의 작품들을 보며 어린아이 그림 같다고 빈정대는 사람들에게 노은님 작가는 이런 일화를 들려주었다고 합니다.



“옛날 중국에 한 화가가 있었는데, 그는 오랜 고생 끝에 큰 인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그의 그림을 갖기를 원했는데, 어느 날 한 부자가 큰돈을 가져와서 그에게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습니다. 화가는 조금 후에 하얀 백지에 검은 점하나를 찍은 그림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부자는 실망하여, 그 멋진 그림들은 다 어디 두고 이것을 주느냐고 화를 냈습니다. 그러자 화가는 ”나의 그 모든 그림은 이 한 점을 찍기 위한 나의 습작이었소“라고 말했답니다.”



마찬가지로, “아이처럼 그리는 법을 알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라는 피카소의 말처럼, 바로  노은님 작가도 그의 독창적인 동심의 세계,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온 삶을 바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온 삶이 녹아든 놀이와 동심의 세계를 그의 작품 속에서 꼭 만나시기 바랍니다.


ArtN Mate:  최정주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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